디자인이야기 totaldesign
.*** 창사 20주년 회고 *** 본문
IMF의 엄혹한 시간을 잘 견디고
매출이 회복되면서, 거의 탈출을 했다고 마음을 놓은 시간,
2000년 11월 22일
18년을 근무한 회사가 사업을 접어야 하는 미스테리한 상황에 직면했다.
.
떠나고 남은 직원 중에 15명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시작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건물 한구석을 사무실 삼아 시작한 회사.
한국 사람들 모두가 말리는 동업이다.
.
연장자로 중심을 잡아야하고,
때로는 잔소리를 늘어 놓아야 하는 악역에
꼰대가 되지 않으려 조심해야 하고,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 발버둥도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
그런 가운데 작은 원칙도 세워야 했는데
사업가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
첫번째, 실내디자인회사로 다른 회사가 디자인 한 것을 시공만 하는 일은 하지말자.
두번째, 매출을 키우기 위해 건설회사 하청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
셋째, 돈을 벌던지, 대우를 받던지 둘중에 하나는 되는 프로젝트만 하자.
넷째, 나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이익에 해가되는 일은 하지말자.
다섯째, 다른회사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프로젝트는 하지말자.
.
사업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것이 이렇게 많으니
돈을 벌거나,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데는 뚜렸한 한계가 있다.
더불어 소개받고 찾아온 고객을 돌려 보내야 하는 걸 반복해야 했다.
.
그런데도 미스테리한건 영업을 전담하는 직원을 둔적 없어도
충성스러운(?) 고객이 생기고,
처음 창업할때 멤버 중 5명이 20년을 함께 했으며
새로운 직원들이 들락날락 하는 가운데
직원들 평균 근무기간이 12년이다.
.
개인적인 보람은 20년동안 단 한번도 직원 급여일을 어기지 않은것.
물론 협력업체의 결제일도 몇번의 어김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되돌아 보니 소기업으로서는 기적(?) 같은 일을 해낸것이다.
.
그렇게 그냥 버텨온 20년
다가올 20년은 같이한 후배들의 몫이다.
말을 줄이고,
기다려주는 역할.
그들이 만들어 갈 20년을 기대하면서.......!!
.
내가 만든 회사에서
기력을 다하고
회사에 부채가 되는 시점이 오면 언제든 은퇴한다.
(2020.11.23.)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가? (0) | 2024.01.10 |
---|---|
En이 한짓을 최영미가 시로 응징했다. (0) | 2018.02.07 |
삼성 이재용이 풀려났다. (0) | 2018.02.06 |
입법 유감 (0) | 2018.02.01 |
희망의 법이 만든 현실은.... (0) | 2016.06.30 |